2. 첫 번째 쟁점: 배우자의 ‘부모님 모욕’, 이혼 사유가 될까?

배우자 한쪽이 이혼을 원하지만 다른 한쪽이 거부할 경우, 법원에 이혼 소송을 제기하여 판결로써 이혼하는 ‘재판상 이혼’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재판상 이혼이 인정되려면, 민법 제840조에서 정한 6가지 이혼 사유 중 하나 이상에 해당해야 합니다.

민법 제840조 (재판상 이혼원인)

1. 배우자에 부정한 행위가 있었을 때
2.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한 때
3.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4. 자기의 직계존속이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5. 배우자의 생사가 3년 이상 분명하지 아니한 때
6.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

선영 씨의 사례는 위 조항 중 3호, 4호, 6호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가. 제4호 사유: “자기의 직계존속이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이 조항이 가장 직접적으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직계존속’이란 부모, 조부모 등을 의미하며, ‘심히 부당한 대우’란 폭행, 폭언, 모욕 등 사회 통념상 용인될 수 없는 수준의 대우를 말합니다.

선영 씨의 남편이 장인, 장모 앞에서 “숟가락만 들고 왔다”고 반복적으로 말하며 면박을 준 행위는, 단순한 농담을 넘어 부모님의 인격을 모독하고 정신적 고통을 주는 행위로 볼 수 있습니다. 이는 배우자의 부모님에 대한 ‘심히 부당한 대우’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으며, 법률 용어로는 친족 구박의 한 형태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행위는 재판상 이혼 사유로 인정될 여지가 충분합니다.

나. 제3호 및 제6호 사유

물론 남편의 이러한 행동은 선영 씨 자신에게도 참을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주므로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은 때(제3호)’에도 해당합니다. 또한, 이러한 모욕적인 언행이 반복되어 부부 사이의 신뢰와 애정이 완전히 파괴되고 더 이상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렀다면, 이는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제6호)’로도 인정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