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갔는데 불륜이 아니라고? 상간자 소송, 법원이 다르게 보는 이유

[기사 출처] [단독] “부산 가서 오마카세 먹자” 유부남 제안…호텔까지 예약했지만 불륜 아니다? (링크: https://lawtalknews.co.kr/article/YXO18PE1FLKR)

“부산 가서 오마카세 먹고 바람 쐬고 오자.”
20년 넘게 결혼 생활을 한 남편이 직장 후배에게 한 말입니다. 심지어 두 사람은 함께 술을 마시고 모텔에 투숙한 적도 있었습니다. 아내는 이 사실을 알고 결국 이혼을 결심, 남편의 후배를 상대로 상간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상식적으로는 명백한 ‘불륜’으로 보이지만, 법원은 아내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부정행위로 단정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온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고개를 갸웃할 이 사건, 도대체 법원은 왜 이런 판단을 내렸을까요? 상간자 소송의 핵심 쟁점과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법률상 부정행위

1. 법률상 ‘부정행위’란 무엇일까요?

우리가 흔히 ‘바람피웠다’고 말하는 행위를 법에서는 ‘부정한 행위’라고 합니다. 이는 민법 제840조 제1호에서 정한 재판상 이혼 사유 중 하나입니다.

민법 제840조(재판상 이혼원인)
부부의 일방은 다음 각호의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가정법원에 이혼을 청구할 수 있다.

  1. 배우자에 부정한 행위가 있었을 때

여기서 말하는 ‘부정한 행위’는 과거 간통죄처럼 반드시 성관계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판례에 따르면 **’부부의 정조의무에 충실하지 않은 일체의 행위’**를 포함하는 넓은 개념입니다(대법원 1993. 4. 9. 선고 92므938 판결). 즉, 배우자가 있는 사람이 다른 이성과 사회 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넘어선 관계를 맺었다면 부정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법률상 부정행위

2. 상간자 소송의 핵심: ‘고의적인’ 공동 가담 여부

상간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은 배우자의 불법행위(부정행위)에 ‘함께 가담’하여 혼인 관계를 파탄에 이르게 한 책임을 묻는 것입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상간자의 ‘고의’**입니다. 즉, 상대방이 기혼자임을 알면서도, 부정한 행위에 적극적으로 동참했어야 책임이 성립합니다.

이번 사건에서 법원은 남편의 행동과 상간자로 지목된 B씨의 행동을 분리해서 판단했습니다.

  • 모텔 투숙, 왜 부정행위가 아닐까?
    법원은 두 사람이 ‘만취 상태’에서 모텔에 갔고, 성관계나 구체적인 신체 접촉이 있었다는 증거가 없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외견상으로는 부정행위로 볼 여지가 충분하지만, B씨가 만취하여 소극적으로 상황에 이끌려갔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입니다. 남편의 의도와는 별개로, B씨가 부정행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 ‘부산 여행’ 제안, 왜 동상이몽으로 보았나?
    남편은 1박 2일 여행을 계획하며 비행기표와 호텔까지 예약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두 사람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근거로 B씨는 ‘당일치기’나 ‘저녁 늦게 돌아오는 일정’으로 인식했다고 보았습니다. 여행이 취소되었을 때 B씨가 별다른 아쉬움을 보이지 않은 점도 이러한 판단을 뒷받침했습니다. 즉, 남편 혼자만의 계획이었을 뿐, B씨가 1박 2일의 밀월여행에 동의하고 가담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했던 것입니다.
법률상 부정행위

3. 모든 책임은 주장하는 사람에게: ‘부정행위 입증’의 어려움

민사소송에서는 “주장하는 자가 입증해야 한다”는 원칙이 적용됩니다. 상간자 소송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원고인 아내는 ‘남편과 B씨가 연인 관계였고, B씨가 우리 가정을 파탄 내는 데 고의로 가담했다’는 사실을 직접 증명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부정행위 입증의 핵심입니다.

이 사건에서 아내가 제출한 증거들은 남편이 B씨에게 호감이 있었다는 점을 보여주기에는 충분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법원은 그 증거만으로는 B씨 역시 남편과 같은 마음으로 부정한 관계를 맺었다고 단정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법원은 B씨가 남편의 부정행위에 ‘공동으로 가공’했다는 점에 대한 부정행위 입증이 부족하다고 보아 아내의 청구를 기각한 것입니다.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충분히 의심스러운 상황이지만, 법의 잣대는 그보다 더 엄격하고 명확한 증거를 요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상간자 소송은 감정적인 분노와 별개로, 냉철한 법적 기준과 증거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섣불리 소송을 진행하기보다는 법률 전문가와 상담하여 내가 가진 증거가 법적으로 얼마나 효력이 있는지, 부정행위 입증이 가능한지 등을 면밀히 검토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법률상 부정행위

상간자 소송 관련 자주 묻는 질문 (FAQ)

Q1. 배우자와 상간자가 모텔에 들어가는 CCTV 영상만 있으면 무조건 이길 수 있나요?
A1.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모텔 출입 영상은 매우 강력한 증거이지만, 이번 판례처럼 투숙 경위(예: 만취), 시간, 두 사람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피고 측에서 “술에 취해 잠만 잤다”고 반박할 경우, 이를 뒤집을 추가적인 증거(카드내역, 이후의 애정 표현 등)가 없다면 패소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Q2. 부정행위의 기준이 정확히 뭔가요? 손만 잡아도 부정행위인가요?
A2. 법적으로 정해진 명확한 기준은 없습니다. 각 사안의 구체적인 상황을 보고 사회 통념에 따라 판단합니다. 단순히 손을 한 번 잡았다고 부정행위로 보기는 어렵지만, 연인처럼 다정하게 손을 잡고 다니거나, 주변 사람들이 보기에 연인으로 오해할 만한 행동을 지속적으로 했다면 부정행위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판례는 성관계에 이르지 않았더라도 부부의 정조의무를 저버린 일체의 행위를 부정행위로 보고 있습니다.

Q3. 상간자가 제 배우자가 결혼한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하면 어떻게 되나요?
A3. 상간자가 배우자가 기혼자라는 사실을 정말 몰랐고, 알 수 없었던 상황에 과실이 없다면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소송을 제기한 원고 측에서 ‘상대방이 기혼 사실을 알 수밖에 없었던 정황'(예: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이 가족사진이었던 점, 주변 지인들이 모두 아는 사실이었던 점 등)을 입증한다면 상대방의 주장을 반박할 수 있습니다.

Q4. 상간자 소송에서 이기려면 어떤 증거가 중요한가요?
A4. 부정행위 입증을 위해서는 두 사람이 연인 관계임을 보여주는 객관적인 증거가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사랑해’, ‘보고 싶어’ 등 애정이 담긴 메시지나 통화 녹음, 두 사람이 함께 여행을 가거나 숙박업소에 출입한 카드 내역, 다정한 모습이 담긴 사진이나 영상, 두 사람의 관계를 증언해 줄 수 있는 지인의 진술서 등이 효과적인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면책공고
본 내용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적 자문이나 해석을 제공하는 것이 아닙니다. 개별적인 법률 문제에 대해서는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상간녀소송 #부정행위입증 #이혼위자료 #불륜증거 #상간소송판례 #배우자외도 #민법840조 #손해배상청구 #법률상담 #변호사상담

위로 스크롤